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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소식

국내 은행, 폴란드로 나간다…동유럽 전략 거점 확보 속도

  • 작성자 해외금융협력협의회 관리자
  • 등록일 2025.06.30

배터리·재건·정책금융 수요 겹쳐져
K-은행, 동유럽 전략 거점 확보 속도

국내 은행들이 동유럽 중심국 폴란드에 잇달아 거점을 세우며 영업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지난주 폴란드 바르샤바 사무소의 정식 영업을 시작하며 동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문을 연 바르샤바 사무소는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등 인근 국가를 포괄하는 지역 거점으로, 대규모 플랜트와 인프라 사업,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금융지원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계획이다.

 

국내 은행의 폴란드 진출은 2014년 신한은행이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우리은행이 2017년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열었고, IBK기업은행은 2024년 5월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으로부터 현지 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이 진출한 브로츠와프 인근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지난달 폴란드에서 IR을 진행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자산기준으로 폴란드 2위인 페카오은행 내에 코리안데스크를 열었으며 IBK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개소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2023년 폴란드 국책은행 BGK 본점을 방문해 글로벌 IB 사업 협력 논의를 진행했으며, 연내 바르샤바 지점 개설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가 동유럽 전체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거점 지역이기 때문에, 가까운 지점과의 연계를 전제로 하는 사무소보다는 곧장 영업지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국내 은행 최초로 폴란드 바르샤바 지점을 정식 개소하며 사무소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영업 거점을 확보했다. 바르샤바 지점은 유럽우리은행 법인 산하 지점으로 설립됐으며 기존 사무소 업무에서 나아가 기업금융, 외환, IB금융 등 실질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서유럽이나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동남아 시장과 달리 폴란드는 중장기적으로 실익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세적인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동유럽 금융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폴란드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제조업 중심의 산업 확장과 전후 재건 수요가 맞물린 전략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한 폴란드 대사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배터리·전기차·전자산업을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차 등 17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누적 투자액은 60억 달러, 현지 설립 법인은 390개에 달한다.

 

또한 폴란드는 지난해 기준 인구 약 3800만 명, GDP 8804억 달러 규모로 유럽연합(EU) 내 5위권의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60%를 넘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EU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고학력 기술 인력을 기반으로 한 인건비 경쟁력도 갖췄다. 또한 EU의 우크라이나 재건계획(RRP)에서 주요 중계국으로 지정돼, 물류·금융·인력 공급 측면에서 핵심적 역할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기관들은 바르샤바를 재건 지원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고, 정부도 폴란드를 유럽 내 전략 교두보로 보고 현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폴란드 금융감독청장과 만나 은행감독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르샤바에서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다만 폴란드는 EU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융규제 체계를 적용받는 만큼, 외국계 금융기관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도 꼽힌다. 지점 또는 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자본 건전성,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체계, 회계·세무 기준 등 복합적인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외화이체, 환위험, 지정학 리스크 대응도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현지 정책기관 또는 국책은행과의 협력을 병행하며 시장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폴란드는 규제 환경은 까다롭지만, 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의 확대와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 그리고 공공기관과의 협업 여지가 맞물리며 향후 실질적인 사업 기회가 충분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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