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포화에 해외시장 새 먹거리 낙점
카뱅, 인니·태국 진출…토뱅도 중장기 전략 수립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들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중은행 디지털 발전과 새로운 경쟁자 등장으로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지속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전 세계로 눈을 돌린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곳은 카카오뱅크다. 지난 2023년 태국·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사와 협약을 맺고 해외 진출 신호탄을 쏜 게 시작이다.
통상 국내 은행이 해외에 진출할 때는 현지에 법인이나 지점·사무소를 세우거나,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파트너 협력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이는 직접 진출 시 따라붙을 현지 당국 규제 등 라이선스 획득에 어려움이 있어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 첫 진출지는 인도네시아다. 2023년 9월 동남아시아 슈퍼앱 ‘그랩’ 등과 파트너십 협력을 맺고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10%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첫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공식 출범했고 현재 32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다음 행선지로 점찍은 곳은 태국이다. 카카오뱅크는 19일 태국 금융지주회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태국 재무부로부터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가 획득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철수한 이래 처음이다.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우리나라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개념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3분기 중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해외 진출 활로를 뚫자 다른 인터넷은행도 후발 주자로의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국내 시장 정착이 완료되지 않아 당장은 무리지만, 지속 성장을 위해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향후 3~5년 글로벌 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고 해외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선진국 시장까지 진출을 검토하겠다는 포부다.
케이뱅크는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은 없지만,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KT와 함께 몽골 MCS그룹에 인터넷은행 설립 및 운영 관련 경영 자문을 전수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인터넷은행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한 모습”이라며 “추후 해외 시장 경험이 쌓이고 기반이 조성되면 직접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바로가기